판단을 AI에게 외주화하지 않기
판단에 대해서 내 책에서 아래와 같이 정의를 했다.
판단은 불완전한 정보와 제한된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정하는 능력이다. 거기에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일, 수정 가능성에 대한 타협, 명확한 측정 기준, 그 결정에 온전히 책임지는 것까지 모두 포함된다.
판단이 불완전한 정보와 제한된 시간을 바탕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이 판단을 내리는 것을 피하는 건 당연한 것 같다. AI는 앞선 글쓰기 영역을 제외하면, 나보다 일반적인 지식은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범용적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판단을 직접 내려 주거나 — 정확히는 어떤 판단을 추천하거나 —여러 옵션을 주면서 특정 옵션을 추천하는 게 최신의 AI이다. 인간은 판단하기 편하게 옵션을 주는 AI에게 이제 자연스럽게 다양한 상황에 대해 판단을 요청, 즉 외주화를 한다. AI는 코딩 시 기술적 선택을 해야 하거나, 점심이나 간식 메뉴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방향, 심지어 인생의 방향까지도 어떤 판단의 결과를 추천한다.
어느 순간에 사람들의 판단에서 AI는 뭐라고 하지?라고 머릿속에서 자리 잡았다. 개발 방향에 있어서, 사람들 간의 관계에 있어서, 투자에 있어서, 물건 구매에 있어서, 여행지에 대해서, 맛집에 대해서, 카톡 메시지 답변에 대해서 등 이미 사소한 것부터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까지 AI의 추천을 받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추천을 받을 때마다 느끼는 건, 나 스스로 판단하는 힘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판단을 하기 위해 심사숙고를 하기보다 빠르게 AI 추천을 채택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만약에 갑자기 AI가 사라진다면 인간은 어떤 사고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판단은 근육이나 연주자의 악기 다루는 실력과 같아서 쓰지 않으면 약해진다. 작은 결정을 계속 AI에게 맡기다 보면, 정말 중요할 때 나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AI가 추천하는 대로 움직일 것 같다.
물론 AI의 도움을 받는 것은 필요하다. 나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고 이에 대한 반론을 AI가 하면서 나의 판단이 단단해지면서 확고해 나가는 과정으로서 AI를 사용하면 가장 좋다고 생각이 든다.
또한 판단의 결과에 대해 반성하고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더 현명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더 판단하고 판단의 근거를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