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내 기술 블로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는가

2026년 6월 10일읽음 0

나는 가끔씩 최신 IT나 웹 기술을 살펴보기 위해 미디엄에서 미리 지정한 분야별로 쭉 보곤 한다. 어느 순간 이 글들이 대부분 같은 틀과 같은 톤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AI가 생성한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기술 블로그란 무엇인가? 기술 블로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코딩을 하면서 발생하는 빌드 에러나 실행 시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과 더불어 프로젝트 전반적으로 필요한 노하우가 담긴 글이라고 생각한다. AI의 도움을 받은 최근 3년이 아닌, 그 전 20년 동안 기술 블로그는 개발자에게 너무나 고마운 존재였다. 가치 있는 기술 블로그는 개발자들의 존경의 대상이었다. 꼭 문법에 맞고 논리적인 글이 아니더라도, 리눅스의 명령어를 순서대로 알려주면서 환경 설정만 해 주는 글이라도 가치가 뛰어났었다. 일명 삽질을 해 본 개발자는 알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코딩을 했는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에러 메시지를 구글이나 스택오버플로우에 검색해서 받은 답변 10개 정도를 가지고 하나씩 해 보면서 나의 문제 환경에 맞는 해결 방법을 찾아서 빌드 컴파일이 해결되거나 프로그램 동작 시 에러가 사라졌을 때의 그 기쁨을 말이다. 이 기술 블로그는 때로는 야근을 줄여주었고 프로젝트 마감일이 다가왔을 때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존재였다. 또한 기술 블로그 안에는 개발자의 생각이 들어 있다. 프로젝트에 어떻게 참여하는지, 사람들과의 대화 방법, 기술적인 이슈와 트레이드오프 등이 담긴 글이기 때문에 다른 개발자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존재이다. 꼭 다른 사람이 많이 보지 않더라도 자신이 개발할 때 반복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삽질을 줄이기 위한 노하우가 담긴 글이 기술 블로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라면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좋아요' 한 번 클릭해 주는 게 개인적으로 참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기술 블로그는 사실 인터넷의 산물이다. 정보의 공유를 쉽게 해 주는 인터넷과 웹 기술로 만들어진 산출물이다. 나는 2023년 여름에 이 사이트 블로그를 개설했다. 한창 리액트와 Next.js 최신 웹 기술에 빠져 있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기술 블로그는 필요했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다양한 웹 개발에 대한 글을 조사하여 기본이 되거나 중요한 글들을 정리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웹 개발이나 공부를 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적은 글도 있었고, 외국 미디엄(Medium) 같은 곳에서 좋은 글이 있다면 나도 공유를 하면 좋겠다고 해서 가져온 글도 있었다. 궁금한 내용에 대해 챗GPT에게 물어보고 그 내용을 블로그로 작성을 했다.

IT 분야에 있는 나로서 AI를 잘 활용해야지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인터넷 시대를 넘어선 지금 AI 시대로의 변화를 나는 이제까지 깨닫지 못한 것이다. AI가 생성한 글들의 가장 큰 문제는 각 블로거가 생각하고 직접 만든 글이나 콘텐츠를 AI가 교정을 해 주거나 개선을 해 준 게 아니라, 그냥 AI가 써 준 글들이 시간이 갈수록 많아졌다는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AI의 편리함 때문인지 직접 내가 경험하고 개발했던 것들에 대한 간단한 노트와 코드를 가지고 AI에게 '이렇게 써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물론 나의 노력이 들어가지 않는 건 아니다. AI와 논의를 하고 AI가 준 코드를 열심히 실행해 가면서 문제가 없고 실행 가능한 코드와 설명을 기술 블로그로 작성을 했으니까 말이다.

AI 시대에 기술 블로그의 가장 큰 문제는 코딩 자체를 AI가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구현 때 발생하는 빌드 이슈나 실행 시 이슈 때문에 웹 검색이나 블로그를 찾아볼 일이 없다. 그냥 AI(비싼 AI)에게 상황 설명을 최대한 잘하면 된다. 즉, 이제는 인터넷을 넘어선 AI 시대이다. AI는 범용적이고, 다양한 기술을 모두 익히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모델 학습 이후의 데이터도 검색으로 얻고, 자체적으로 코드를 실험해 보면서 일명 삽질 노하우까지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되지 않고 남은 것은 무엇인가? AI가 범용적으로 너무 강하지만, 각 개인 개발자는 자신만의 직접적인 사례를 하루하루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개인의 생각과 판단의 근거는 AI가 갖지 못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이트의 블로그를 아카이브로 보냈고, 에세이 메뉴를 새롭게 만들었다.

물론 기술 블로그가 아예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AI가 알지 못하거나 너무나 자주 사용되는 글들은 필요하다. 또한 주니어 개발자들이나 AI를 활용한 개발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한테는 단계적으로 알려주는 튜토리얼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요즘은 유튜브도 좋은 도구라고 생각하지만, 기술 블로그, 즉 글은 글만의 매력이 있다. 특히, 글은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

댓글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하세요.

댓글을 불러오는 중…